'치아가 좋은 것은 오복 중의 하나'라는 말처럼 치아 관리는 매우 중요하지만, 치아에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잘 와닿지 않습니다. 그러다 치아에 문제가 생겨 한 번 고생을 하게 되면 그제야 칫솔과 치약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좋은 치약을 사용해 보고 싶어서 마트에 가면 치약은 엄청나게 많은데 광고 문구는 대부분 비슷비슷하고 성분표를 자세히 봐도 모르는 용어만 가득해서 결국에는 브랜드와 가격만 대충 보고 고르게 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좋은 치약을 고르는 기준과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알아두어야 할 점은 치약은 식약처에서 의약외품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들은 유해 물질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안전성 면에서는 어떤 제품을 써도 무방하지만 화학 물질보다 천연 재료를 더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고, 치아의 상태에 따라 성분의 종류와 함량을 따져봐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1. 연마제(이산화규소, 탄산수소나트륨, 탄산마그네슘, 피로인산칼슘, 탄산칼슘, 규산나트륨)
성분의 함량을 따져봐야 할 대표적인 성분이 연마제입니다. 치약 성분 중 가장 중요한 성분 연마제는 칫솔로 치아를 문질렀을 때 음식물 찌꺼기와 치태, 치석을 제거할 수 있도록 치아를 갈아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 연마제가 너무 단단하면 치아가 많이 마모되고, 너무 약하면 치태와 치석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 어린아이와 노약자, 시린 이를 가진 분들은 이 연마제 성분이 적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연마제의 단단한 정도를 RDA(Relative Dentin Abrasivity, 상대적 상아질 마모도)라고 하는데 보통 치약의 RDA는 30~200 사이입니다. 치아가 약한 분들은 RDA 70 이하, 치태와 치석을 강하게 제거하고 싶은 분들은 RDA 150 이상인 제품을 선택하면 됩니다.
하지만 국내 치약의 경우 치약 광고나 성분표, 심지어 식약처에 등록된 자료를 봐도 RDA 수치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RDA 수치 표기를 의무인 해외와는 달리 국내법에서는 RDA 수치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지 않기 때문인데 결국 치약회사에서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자료나 광고 문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해볼 수밖에 없습니다. 치약의 광고 문구가 치석제거, 치아미백을 강조하면 RDA 수치가 높은 제품으로, 시린 이와 어린아이용이라면 RDA 수치가 낮은 제품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2. 불소 (일플루오르인산나트륨, 플루오르화나트륨, 플루오르화석, 플루오르화아민)
불소는 연마제와 함께 치약의 주 성분입니다. 치아를 갈아내는 연마제 성분과는 달리 치아 표면을 단단하게 해서 산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하고 세균이 번식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불소의 이런 효능은 매우 좋지만 다량 섭취하는 경우 구토를 유발하고 저칼슘증이 생긴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불소가 없는 치약도 많이 나오고 있으며, 주로 안전에 더 신경을 쓰는 어린아이와 임산부들이 이 제품들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3. 계면활성제 (소듐라우딜설페이트,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 암모늄라우레스설페이트, 코코글루코사이드, 코코넛애시드, 코코일글루타민나트륨)
계면활성제는 치약뿐만 아니라 비누, 샴푸, 세제 등에서도 많이 쓰이는 성분으로 거품을 내는 기포제 역할을 합니다. 세정력을 높여주고 양치 후 입 안을 상쾌하게 해 주지만 입 안에 남아있는 경우 입 안을 건조하게 해서 세균이 증식하게 하게 하고 입 냄새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계면활성제 성분이 없거나 코코넛에서 유래된 천연 계면활성제 성분(코코글루코사이드, 코코넛애시드, 코코일글루타민나트륨)이 포함된 제품이 나으며, 최소한 설페이트 계열(성분명에 설페이트가 포함된 제품)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습윤제(잔탄검, 글리세린, 프로필렌글리콜, 카보머)
치약은 사용의 편의성을 위해 보통 젤 형태를 유지합니다. 이 젤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약이 마르지 않도록 습도가 유지되어야 하는데 습윤제가 그 역할을 해줍니다. 하지만 치아의 에나멜이 재미네랄화하는 것을 방해해서 치아에 손상을 주기도 합니다.
프로필렌글리콜, 카보머, 글리세린은 다량 섭취 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화학물질로 천연 성분인 잔탄검, 식물성 글리세린이 포함된 제품을 추천합니다.
5. 보존제 (파라벤, 벤조산나트륨, CMIT/MIT, 자몽종자추출물, 녹차추출물, 유카추출물)
치약은 개봉 후 장기간 사용해야 하고 사용장소가 습기가 많은 욕실인 경우가 많아 세균 번식의 위험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일명 방부제라고 부르는 보존제를 많이 넣게 되는데 예전에는 파라벤이라는 합성물질을 많이 썼습니다.
하지만 파라벤은 몸에 흡수 시 호르몬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어 최근에는 자몽종자추출물로 많이 대체하고 있습니다. 자몽종자추출물도 파라벤보다 위험도가 매우 낮은 제품이지만 사실 화학 합성 방부제의 일종이며 녹차, 유카 추출물이 천연 성분이므로 이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 좋습니다.
6. 감미제(소르비톨, 자일리톨, 효소스테비아)와 청량제(인공 L-멘톨, 페퍼민트, 녹차추출물)
감미제와 청량제는 치약의 맛과 향을 담당하는 성분입니다. 이 성분 역시 인공적으로 만든 합성향료보다는 천연향료가 더 좋은데 소르비톨보다는 자일리톨과 효소스테이바 성분을, 인공 L-멘톨보다는 페퍼민트와 녹차추출물을 더 추천합니다.
이외에도 치약에는 치석 형성을 억제하는 피로인산나트륨, 잇몸 염증을 예방하는 염화나트륨, 이 시림을 완화시켜주는 질산칼륨 등의 성분이 있습니다. 치아 미백 효과를 광고하는 제품들도 많은데, 눈에 띄는 치아미백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고농도의 과산화수소가 필요합니다. 치약의 과산화수소 농도는 보통 0.75% 정도로 눈의 띄는 미백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수치이기 때문에 치아미백 효과를 기대하고 치약을 고르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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